서울시민들이 생각하는 '노인'의 평균 연령은 70.2세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87.8%가 고령화에 따른 정년 연장에 동의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노인'의 정의는 점차 변화하고 있으며, 평균 수명 연장과 건강한 노년 생활로 인해 기존의 노인 개념이 재정립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고령층을 위한 정책과 산업도 변화하고 있어, 우리 사회의 '노인'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안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시민이 인식하는 '노인' 연령, 법적 기준보다 높은 70.2세
서울시가 실시한 '2024 서울서베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민 5,000명을 대상으로 한 노인 연령 기준 설문에서 평균적으로 70.2세부터 노인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현행 법적 노인 기준인 65세보다 5.2세 높은 수치입니다. 연령대별로 응답을 세분화하면 70~74세가 51.7%로 과반수를 차지했고, 75세 이상이 23.3%, 65~69세가 18.1%, 60~64세가 6.6%, 60세 미만이 0.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응답자 자신의 나이에 따라 노인으로 인식하는 연령대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65세 미만 응답자들은 평균 69.8세부터 노인이라고 생각한 반면, 65세 이상 응답자들은 72.3세부터 노인이라고 답했습니다. 즉, 나이가 많을수록 노인 기준 연령도 더 높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2025년 1월에 실시된 다른 설문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윤영희 서울시의원이 공개한 노인 기준 연령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서울시민 10명 중 7명(70.8%)이 노인 기준 연령으로 '70세 이상'을 선택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70세부터 노인'이라는 응답이 45.2%로 가장 높았고, '65세 이상'이 24.0%, '75세 이상'이 17.7%, '80세 이상'이 7.8%, '60세 이상'이 5.4%로 나타났습니다.
고령화에 따른 정년 연장, 87.8%가 동의... 은퇴 후 생활비는 월 250만원 이상 필요
서울시민들은 고령화에 따른 정년 연장에 대해 높은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87.8%가 정년 연장에 동의했으며, 연령대별로는 65세 미만이 86.8%, 65세 이상이 92.7%로 나타나 고령층의 정년 연장 찬성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이는 현재 60세로 정해진 정년이 평균 수명 연장과 사회적 인식 변화에 맞춰 조정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적정 은퇴 시기에 대해서는 65~69세라는 응답이 40.5%로 가장 많았고, 은퇴 후 적정 월 생활비는 25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53.3%로 과반수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노후에도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충분한 경제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여줍니다.
65세 이상 시민들의 노후 희망 활동은 취미·교양 활동이 78.8%로 가장 높았고, 소득 창출 활동도 70.3%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손자녀 양육 의사를 밝힌 시민은 33.5%에 그쳐, 현대 노년층이 전통적인 노인 역할보다 자기 계발과 경제 활동에 더 관심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의 고령화 추세와 실버경제의 급부상
한국만이 아니라 이웃 나라 중국도 심각한 고령화에 직면해 있습니다. 2021년 5월 중국이 공표한 제7차 전국인구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 14억 1,178만명 가운데 60세 이상 인구는 약 2억 6,400만명에 달합니다. 14차 5개년 계획 기간에 노인 인구는 3억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고령인구가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중국은 60세 이상 노인이 사회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1자녀 정책 폐기, 노인의학과가 있는 종합병원 확충, 노인 교육 및 취미활동을 위한 학교 운영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노인의학과가 있는 2급 이상 종합병원은 전국에 2,642곳이 있으며, 노인들을 위한 교육 및 취미활동 학교는 8만여 개에 이릅니다.
실버경제 측면에서는 2050년을 전후하여 65세 고령자가 4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거대한 소비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응하여 2020년 11월 '노인이 운용하는 스마트 기술의 어려움을 확실하게 해결하는 시행방안'을 발표하고, 2021년 11월에는 '중공중앙국무원의 신시대고령화업무에 관한 의견'을 통해 실버경제 육성과 고령화산업 발전을 강화할 것을 천명했습니다.
변화하는 노년층의 생활방식과 소비 패턴
현대 사회의 노년층은 과거와 달리 활동적이고 독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서울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노후에 희망하는 주거 형태로 자녀들과 가까이 살되 독립된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응답이 64.8%로 가장 많았고,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습니다. 65세 이상 응답자의 경우에도 단 4.7%만이 노후에 자녀와 거주하길 바랐고, 22.1%는 실버타운 등 노인전용 공간에서 거주하길 희망했습니다.
또한 서울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39.3%로, 그 중 60대 이상이 40.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1인 가구 중 52.2%는 앞으로도 혼자 살고 싶다고 답했는데, 이는 1년 전의 66%에 비해 13.8% 포인트 감소한 수치입니다. 1인 가구의 평균 지속 기간은 8.01년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1인 가구가 키우지 않는 가구보다 행복지수가 높고 외로움 정도는 낮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민 5가구 중 1가구(19.5%)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으며, 77.8%가 개를, 19.2%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에도 60년대 생 노년층은 애완동물에 소비하는 비율이 80년대생의 1.7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외로움과 고독함, 노인들의 최대 적
노인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심리적 문제는 외로움과 고독감입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한 심리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노인들은 고독함과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1자녀 가정의 경우, 자녀들이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면 자신의 부모를 돌볼 여유가 없어 노인들은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인적 교제의 범위가 좁아지고 할 수 있는 일도 적어지면서 외로움이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배우자를 잃거나 이혼한 상태로 혼자 사는 경우 그 외로움은 더욱 심해집니다. 이러한 내면의 외로움으로 인해 노인들은 세상과 친지로부터 버림받은 듯한 유기감을 느끼고, 자신의 존재와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게 됩니다.
서울시 1인 가구 조사에서도 균형 잡힌 식사(4.79점), 아프거나 위급시 대처(4.71점), 가사(4.69점)와 함께 고립에 따른 외로움(4.43점)이 주요 어려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노인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현대 사회에서 외로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임을 시사합니다.
노인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와 평균 수명 연장으로 인해 노인 기준 연령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 주요 업무 중 하나로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을 공식화했으며, 정부는 노인 연령 상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2024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 4,55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습니다. 서울시 거주 인구 중에서도 65세 이상이 약 177만 명으로 전체의 1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장래인구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서울시의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18만 명(24.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인 연령 기준을 상향하는 것은 단순히 법적 기준을 조정하는 것을 넘어, 고령층의 활발한 사회 참여와 경제활동 지속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노인들의 취미·교양 활동과 소득 창출 활동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고려할 때 더욱 중요한 과제입니다.
초고령 사회를 준비하는 우리의 과제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정서적 측면을 모두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중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노인들의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을 높이기 위한 정책 연구도 중요합니다. 중국은 노인들의 교육 및 취미활동을 지원하고, 노인 전용 의료시설을 확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실버경제의 성장에 주목해야 합니다. 중국에서는 40세 이상 중노년층이 사회의 62% 부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여행, 지능개발완구, 보석 장식류, 애완동물 등에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노년층의 경제력과 소비 성향에 맞춘 산업 발전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노인들의 외로움과 고독함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연결망 구축이 중요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외로움과 고독함을 극복할 수 있는 동반자를 찾는 문제에 대해 자녀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반려동물 키우기, 취미 활동, 사회 참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노인'의 개념은 단순히 나이로 규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70세를 넘어서도 활발하게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노인 연령 기준 상향과 함께 노인 정책의 패러다임도 변화해야 할 시점입니다. 사회 전체가 고령화에 대비하여 노인들이 독립적이고 활기찬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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